강아지와 함께 비행기타기 ✈ (출국날 당일)

강아지와 함께 비행기타기 ✈ (출국날 당일)

출국날 당일에는 출국 준비 전까지의 일정에 비해서 친구가 도와주기도 했고, 강아지를 직원분께 인계하고 나서 조금 여유로워서 인천 국제공항 구경을 조금 했다. 아침부터 비가 엄청 쏟아지는 순간이었고 친구 덕분에 공항까지 올 수 있었으므로, 기름값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밥값을 쏘기로 했다.

사실 이번에 출국 준비를 하면서 100만 원은 쓴 것 같다. 각종 기름값부터 이것저것 처리도 해야 하고 서류도 받아야 하고, 나 혼자 준비한 것도 아니기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혹시라도 강아지가 케이지에서 목이 말라서 힘들어할 것 같아서 물병도 구매했는데, 도착하기 보니 물은 마시지도 않았고 오히려 비행기가 흔들려서 케이지 밖으로 물이 모두 흘렀다. 강아지가 오히려 물병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다.

다음에 물병을 구매한다면 더욱 튼튼하고 좋은 물병을 구매해서 케이지에 아예 설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송용 케이지인 '행복 켄넬' 케이지를 구매했고 강아지 무게에 맞게 준비를 했다. 케이지는 그렇게 비싸진 않았다. 장기간 이동해야 할 때나 비행기를 탈 때, 이 켄넬은 굉장히 유용한데, 사이즈가 커서 보관하기가 까다롭다.

 

(직원에게 인계한 순간)

 

출국날 당일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친구와 함께 짐을 챙기고 인천 국제공항까지 왔다. 지하 1층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있는 짐 카트를 가져와서 케이지를 실었다. 캐리어는 직접 끌고 다녔고 카트가 살짝 삐딱하기는 한데, 그래도 이렇게라도 강아지를 편하게 운반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탑승 수속(체크인)

비행기 수속을 할 때, 아무래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은 없었지만 훨씬 까다로웠다. 나의 경우에는 영사관에서 특별 케이스로 단기체재 비자를 발급받았는데, 오히려 항공사 직원이 잘 몰라서 시간이 더 걸렸다.

항공사 직원은 자신이 알기론, 지금까지 단기체재 비자가 모두 취소되었다고 이야기했는데, 나의 경우에는 일본 외무성과 외교부, 영사관을 통해서 특별한 사유로 인해서 입국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받은 단기체재 비자에 대한 내용은 직원이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번 알아본다고 한 뒤에 다시 오시더니,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다고 했다. 체류카드가 없음에도 이렇게 출국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강아지가 있는 케이지를 들고 옆에 있었으므로, 미리 문의를 하고 왔던 터라 대충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고 있었다. 항공사 카운터 직원분께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출국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다음 과정을 문의했더니 바로 출국할 때 직원분들이 와서 인계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인계를 할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강아지 케이지 아래에 깔아줄 수건을 준비하기는 했지만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친구가 인근 편의점에서 신문지를 가져왔다. 구매했는지 얻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케이지 안에 강아지들에게 신문지를 깔아줄 수 있었다.

모바일 체크인이나 웹 체크인을 이용하지 않고 이렇게 카운터에서 직접 체크인을 한 이유는 강아지 탑승 수속 때문이다. 직원이 인계해야 하기 때문에 카운터 직원분께 목적을 이야기하고, 내용을 전달받아야 한다.

강아지를 직원이 인계한 후에는 따로 강아지들을 위한 탑승권 비슷한 것도 받아야 하는데, 위탁 수화물 영수증처럼 강아지도 각 마리당 티켓을 하나씩 받는다. 잃어버리면 안 되기 때문에 여권과 함께 잘 간직하고 있었다.

 

(✈ 국내에서의 마지막 인사)

직원 인계 검역절차

어차피 일본에 입국하면 다시 만나겠지만, 일본 오사카가 아니라 나리타 공항까지 가야 했으므로 비행시간도 길어지고 무엇보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강아지 검역뿐만 아니라 사람도 검역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최소한 4시간 정도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얼마나 주인을 보고 싶을까, 얼마나 무서울까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단 하루, 오늘만 참으면 행복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위안하며 강아지를 보냈다.

산책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하는데, 이렇게 비행기 화물칸에 혼자 둬야 한다는 것이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과연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한산한 인천 국제공항

코로나 바이러스가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인천 국제공항을 여러 번 왔지만, 이렇게 한산한 인천 국제공항은 처음이다. 제1 여객터미널이 아니라 제2 여객터미널로 와서 더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분명 저번에 일본에 갈 때는 제1 여객터미널로 갔던 것 같은데, 나리타 공항으로 가게 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제2 여객터미널로 온 것이다.

제1 여객터미널과 제2 여객터미널 중에 어디가 더 멋지다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크고 웅장한 제1 여객터미널이 훨씬 멋진 것 같다. 가뜩이나 사람도 정말 없었기 때문에 제2 여객터미널은 그야말로 굉장히 초라했다.

 

인천 국제공항 자동차 전시

그 와중에도 내 눈을 즐겁게 해 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 AMG였다. 도색이 정말 환상적으로 예뻤다. 개인적으로 타고 싶은 차 중에 하나일 것이다. 차를 좋아하기도 하고 여러 차들보다 또는 슈퍼카들보다 나는 이 차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내 색깔과 내 취향에 딱 맞는 차라고 생각했다.

물론, 일본에서도 면허증도 따야 하고 일본어도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차를 산다고 할지라도 당장 탈 수도 없겠지만 나중에 여유가 생긴다면 이 차를 사서 나만의 드라이빙 시간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차니까 당연히 인천 국제공항에 이렇게 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돈이라는 것은 그렇다. 때론 누구에게는 금액이 상관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넘쳐서 다른 사람들처럼 먹고살기 위해 애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때론 돈이라는 것은 사람을 추악하게 만들기도 하고, 배려있게 만들기도 한다.

인천 국제공항을 구경하면서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돈가스를 먹었다. 식당이 다 열지도 않았고, 먹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제1 여객터미널에 비해서 뭔가 부실한 느낌이다. 그래도 내가 먹었던 돈가스 식당은 맛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돼서 공항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고 있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다.

 

출국 심사 후 - 출국 게이트까지 가는 길

체크인 이후에 출국장에 입장하고, 보안검색대에서 간이 수하물까지 검사했다. 그다음 간단하게 출국심사를 했는데, 이 과정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라고 해서 특별히 더 검사를 하거나 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없었다. 아마 출국을 하는 것이라서 그런 것 같다. 입국을 하는 상황이라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더욱 자세히 했을 것이다.

게이트로 이동하는 도중에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란 매우 힘들었다. 면세점에 조명은 들어오고 카운터에 직원들은 있는데 쇼핑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오히려 게이트로 가는 와중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모습이 너무도 신기했다. 이 상황에서 여행객을 제외한 사람들은 비즈니스나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입출국을 하는 것일 테다.

 

263번 탑승구

내가 찾아가야 하는 곳은 263번 탑승구였다. 탑승구에 다다르자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풍경은 코로나가 아니라면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거다. 신선하고 놀라웠다. 사람이 없는 공항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편안했다. 이런 경험은 다시는 못할 것이다.

 

탑승구에 도착해서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도중에 재밌는 일이 있었다. 바로 공연이 있었던 것이다. 무슨 소리가 들려서 보니, 공연을 하고 있길래 어차피 기다려야 하는 해서 바로 앞에 앉아서 공연을 감상했다. 출국하는 사람이 워낙 없었기 때문에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출국하는 사람들보다 공항 직원들이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마스크를 꾹 눌러쓰고 출국하기 전까지 잠깐 휴식을 취했다. 와이파이가 되었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비가 많이 오기는 했지만 이륙할 때는 비가 조금 잠잠해지고 있어서 다행히 안전하게 비행기가 뜰 수 있었다.

 

시간이 돼서 비행기가 왔고, 내 순서가 돼서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탑승하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사람을 제외한 외국사람들(특히, 일본 사람)이 많았다. 국내 거주하고 있는 일본 사람들이 귀국하기 위해서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것이다.

혹은 일본에 살고 있지만 잠깐 한국에 왔다가 이제야 겨우 귀국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했다.

 

 

비행기 내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훨씬 여유로웠다. 물론, 입국할 때는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였지만 말이다. 입국을 하기 위해서 비행기 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해서 작성한 서류만 5장이 넘었다.

똑같은 내용을 여러 번 써야 했다. 입국했을 때 숙소 또는 거주지 정보나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서류를 작성했는데, 일반적인 면세 관련 서류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입국했고 대중교통을 타면 안 된다는 것 등 현상황에 관련된 내용을 작성했다.

 

그리고 기내식도 나왔다. 별로 맛이 없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승무원들이 굉장히 친절했다. 그래서 서류 작성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다음부터는 촬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일본 입국 과정에 대해서 사진이 없지만, 여러 가지 일본어와 번역기, 영어의 도움을 받아서 코로나 관련 질문에 응답하기도 했고 검역과정에서 코에 면봉을 넣기도 하고 관련 코로나 검사를 정말 철저하게 받았다.

비자 관련해서도 나의 경우에는 특별한 케이스였기 때문에 내 여권을 가져가서 이것저것 확인을 하는데, 나는 일본말에 굉장히 서툴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30분 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거의 맨투맨 식으로 나를 전담하는 직원이 옆에 있어서 나를 데리러 오는 사람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언제 오는지 등의 질문을 받았는데, 그래도 일본어를 잘 못했기 때문에 나에게 더 친절하려고 했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강아지도 있었기 때문에 나리타 공항 동물 검역소에서 동물 검역을 받는 것도 함께 기다려주고 나의 보호자(일본 내 가족)가 올 때까지 계속 기다려주고 안내해줬다. 비록 일본어가 안돼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만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나중에 일본어를 잘하게 된다면 내 진심을 더 자세히 전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강아지들도 잘 버텨줘서 고맙고 공항에서 나와서도 케이지 밖에 나올 순 없었기 때문에, 도쿄에서 오사카로 가는 중에 휴게소에 들러서 강아지들이 오줌을 쌀 수 있도록 해 주고 간식도 챙겨줬다. 도쿄에 도착했을 때는 엎질러진 물병에 의해 많이 젖어있었고 케이지 안이 난장판이었기 때문에 수건으로 모두 닦아주고 간식도 챙겨줘서 달래줬다.

그야말로 굉장히 힘든 하루였다. 오사카로 가는 중에 들린 휴게소만 여러 군데고, 다행히 가는 도중에 강아지들이 쉴 수 있는 쉼터 또는 운동장 같은 곳이 있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강아지들을 실컷 뛰어놀게 해 줬다. 나중에는 강아지들이 케이지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정말 편해졌다. 출국날 당일은, 정말 쉽지 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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